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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징어 게임의 ‘옥에 티’

 지난달 1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TV프로그램에서 세계 1위에 올랐고 벌써부터 에미상 유력 후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과 BTS의 빌보드 석권에 이어 ‘오징어 게임’이 방송계 최고의 상인 에미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을 보면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음을 실감한다. 절로 자부심이 생기는 것은 필자 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가 왜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것일까. 참가자 456명 중 최후의 승자에게 456억원의 상금을 제공하는 서바이벌 게임이 작품의 줄거리다.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 게임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필자는 오징어 게임을 보며 한국의 전통놀이가 인간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생각에 일치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인에게 쉽게 접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거기에 인간이 경험하는 경쟁적 사회의 보편적 문제를 게임으로 극대화시켜 동질감을 갖게 한 것도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구슬치기’ 등과 같은 단순하지만 한국적인 동심이 담겨있는 놀이가 전 세계인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게임에 동화된 세계 시청자들은 한국 전통의 놀이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징어 게임은 또한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모두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을 현실 세계에서 구현했다. 출연자들이 게임 속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는 것을 보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무엇보다 자신이 그 게임에 참여하는 것 같은 대리 만족을 느낀다. 아픔도 동시에 체험할 수 있기에 더욱 그러한 것 같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있다. 오징어 게임은 경쟁 사회의 어두운 면을 살벌한 게임으로 치환해 인간의 잔인성을 폭로한다. 총 6개의 게임에서 죽은 자의 수만큼 상금이 쌓여가고 결국 최종 승자가 독식하는 게임이 잔혹함을 더한다.    여러 부분에서 청소년들이 시청하기에는 부적절한 요소들이 많다. 주위에 드라마를 본 청소년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시청 규제를 철저히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총기를 사용한 살해 방식은 전 세계가 총기규제에 고심하는 상황에서 적절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런 것들이 오징어 게임의 옥에 티라고 본다.    미국과 영국, 벨기에, 호주 등 각국에서도 오징어 게임의 폭력성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벨기에의 한 공립학교는 “일부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폭력적인 장면을 따라 하고 있다”며 “불건전하고 위험한 놀이가 중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작품의 폭력성이 아동과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이 또 한번 전 세계에 한국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 같아 기쁘다. 하지만 엇갈린 반응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요즘 어린 손주들이 BTS, 블랙핑크의 노래와 춤을 제법 따라하며 재롱을 피운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까지도 한국의 대중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지금처럼 우리 한국이 세계 대중문화계에서 이렇듯 국위를 선양한 적이 있었던가. 한국이 자랑스럽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2021-10-17

[삶의 뜨락에서] 오징어 게임(Squid Game)을 보고

 넷플릭스(Netflix)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나오는 놀이는 60년대 어린이들이 동네 골목에서 했던 게임들이다. 그 시대는 변변한 놀이터도 없었고 장난감도 없었다. 그래서 폐지로 만든 딱지치기나, 구슬치기, 숨바꼭질(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고무줄 넘기, 자치기, 달고나 뽑기, 오징어 게임들을 하며 놀았다. 작은 하천엔 다리가 없어서 모두 징검다리를 건넜다. 추석이나 다른 명절에 많은 사람이 모이면 단체게임으로 줄다리기가 행해졌다.   한류(K-Pop)의 위력은 대단하다. 과히 허리케인 카테고리 5급 수준이다. 태권도의 세계화와 함께 LPGA를 주름잡는 여자 골퍼들, 세계 음악계를 석권하는 BTS, 할리우드를 강타한 ‘기생충’과 ‘미나리’에 이어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가 방영되는 세계 83개국에서 1위를 수 주째 차지하고 있다. 김구 선생이 꿈꾸었던 문화 민족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오징어 게임은 큰 금액의 상금을 걸고 게임을 한다.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최종 승자가 모든 상금을 다 차지한다. 참가하는 이들은 큰돈을 필요로 하는 절실한 사람들이다. 살벌한 세파에 치어 실패하고 좌절하여 내일이 없는 하류 인생들이다. 죽어도 좋으니 돈벼락이라도 한 번 맞자 하는 심정이다. 세상 삶이 비참하여 살 재미가 없는 사람들이다. 반면 참가자 중 한 사람은 돈이 너무 많아서 삶이 무료하고 재미가 없다는 이가 있다. 돈을 아무리 써도 또 생기고 불어나니 생의 의미가 없고 심심해서 그 돈으로 게임을 벌린다. 구경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해 본인이 직접 참여한다. 주인공 성기훈과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직장에서 실직당하고, 사업에 실패하고, 사기당하고, 사채업자에 쫓기고, 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이다. 또 탈북해서 가족을 남한으로 데려오길 원하는 이, 사악한 목사 아빠를 살해하고 생을 포기한 이, 돈 벌기 위해 외국에서 온 노동자 등이다.   코로나19팬데믹 이후 세상살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부의 불평등이 세계에 만연하고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불평등과 기회 상실로 경제적 불안을 겪고 있다. 어떤 국회의원의 아들은 모 회사에서 5~6년 일하고 50억의 퇴직금을 받는데, 보통 젊은이들은 평생 직장생활을 해도 3억짜리 아파트도 못 사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 세계인이 오징어 게임을 보고 열광하는 이유도 게임 속의 인물들과 자신들을 동일 시 하기 때문일 것이다.   게임의 룰은 간단하지만, 거액의 상금에 목숨을 내놓고 하는 게임이어서 죽음의 공포가 엄습한다. 여러 사람은 게임에 참여했던 것을 후회하고 일상으로 되돌아오지만 현실은 더 암담하므로 다시 자진해서 게임장으로 돌아온다. 서로를 불신하고 남을 죽여야 살아남는 살벌한 게임 속에서도 인간미를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기훈과 일남이의 깐부 이야기가 그렇고,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새벽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지영이가 있다. 마지막 오징어 게임에서 기훈이는 상우를 죽이고 혼자 승자가 되어 모든 돈을 차지할 수 있지만 상우를 살리기 위해 게임을 중단하고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황금만능주의 잔인한 세상에서 한 가닥의 인간미를 볼 수 있어 큰 위안이 되었다. 대한민국이 세계를 리드하는 문화민족으로 우뚝 서가고 있음이 자랑스럽다. 김바울 / 수필가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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